남편이 말을 안 해요? 사흘의 침묵 | 『나는 네번째 남자와 살고 있다』 3회
싸움은 끝났는데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남편이 말을 안 해요, 하는 집의 침묵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2장은 부부 사이의 침묵이 어떤 뜻을 품고 있고 왜 위험한지를 묻는다. 부제는 "차이에서 비롯된 상처의 첫 감정적 표현"이다(p.21).
포인트 1. 부부 침묵, 아이가 통역사가 된 사흘
결혼 3년째 겨울, 저자 부부는 사흘째 서로 말을 하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사소한 다툼이었다. 아침 인사도 저녁 안부도 없었고, 대화는 아이를 거쳐서만 오갔다. "아빠한테 물 좀 달라고 해." 2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앉아 세 살 아이를 통역사로 쓰고 있었다고 저자는 적는다(p.21-22). 그때 '이것은 끝이구나' 싶었지만, 돌아보니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고 한다(p.22).
포인트 2. 남편이 말을 안 해요, 말하기 싫은 마음이 먼저 생긴다
저자가 본 진짜 문제는 말을 안 한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말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밑에는 '내 마음을 저 사람이 이해할 리 없어', '그냥 조용히 지내자. 피곤해' 같은 생각이 깔려 있었다(p.22). 몇 년 뒤 상담실에서 만난 아내도 같은 말을 했다. "말해도 소용없으니까요." 저자는 그 부부에게서 자기 부부를 봤다. 남편은 정말로 몰랐고 아내는 정말로 포기했었다(p.22-23).
포인트 3. 상처 주기 싫어서 입을 닫는다
배우자가 입을 닫으면 대화 상대만 잃는 게 아니다. 자기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까지 흔들리고, 그러면 더 깊은 침묵으로 들어간다(p.23). 저자는 자기 침묵을 돌아보며 이렇게 고백한다.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내에게 상처 주기 싫고 자기도 상처받기 싫어서 침묵했다고(p.24). 상담실의 그 부부도 몇 달 뒤 서로 "무서웠어요"라고 털어놓았다(p.26).
침묵은 말의 부재가 아니었다. 기대의 포기였다. (『나는 네번째 남자와 살고 있다』 p.22)
그 겨울 나흘째 저녁, 설거지하는 아내의 등 뒤에서 저자가 어떻게 침묵을 깼는지는 책에 짧고 생생하게 나온다.
오늘 해볼 한 가지
저자는 침묵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인정한다. 감정이 너무 격해 말하면 더 큰 상처를 낼 것 같을 때는 침묵도 배려라고 한다. 다만 그 침묵이 포기로 굳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인다(p.27). 오늘은 장 끝의 질문 하나를 붙들어 보자. "내가 먼저 건네야 할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p.27) 그 말을 한 줄로 적어 두는 데서 시작하면 된다.
다음 회 예고: 3장 「사랑은 이해가 아니라 통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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