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체크리스트? 예식장보다 질문 먼저 | 『배우자가 나무라면』 1회
결혼 전 체크리스트를 찾아보면 예산, 예식장, 신혼집 같은 항목이 줄줄이 나온다. 다 필요한 일이다. 서점의 결혼 준비 책들도 재정 관리, 의사소통 기술, 갈등 해결 단계를 다룬다. 『배우자가 나무라면』의 저자는 여기서 한 가지가 빠졌다고 본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p.10). 여는 글은 그 빈칸 이야기다.
포인트 1. 결혼 전 체크리스트에 없는 칸, '사랑받습니다'
책은 뜻밖의 물음으로 시작한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언제 처음 배웠는가. 그러면 "사랑받습니다"는 언제 배웠는가(p.8). 앞 문장은 내가 주어이고 뒤 문장은 내가 대상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드라마와 노래에서 수없이 연습하지만, 사랑받는다는 고백은 좀처럼 입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저자는 적는다(p.8).
"사랑을 준다는 것은 용기의 문제이지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존재의 문제입니다." (『배우자가 나무라면』 p.8)
자기가 사랑받는 사람인 줄 모르면 사랑을 주면서도 불안하고, 받으면서도 의심한다(p.8). 상대를 고르기 전에 이 질문 앞에 먼저 서 보라는 이야기다.
포인트 2. 결혼예비학교 워크북이 비유로 묻는 까닭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땠습니까?" 이렇게 물으면 입을 닫던 사람도 "당신의 나무에 비가 내린다면, 그 비는 어떤 비입니까?"에는 조금 더 쉽게 마음을 연다(p.11). 저자가 비유를 고른 이유다. 비유는 듣는 사람의 방어를 돌아서 들어간다. 예수께서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신 일(마 13:34)을 근거로 든다(p.10~11). 다만 이건 진단이 아니라 대화를 여는 통로라고 선을 긋는다(p.11).
책 제목도 이 질문에서 나왔다. 저자는 상담실에서 만난 한 커플에게 배우자가 나무라면 그 나무에게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여자는 물, 남자는 울타리라고 답했다(p.8~9). 그 울타리 뒤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책에서 직접 읽어 보시길 권한다.
포인트 3. 신혼부부 대화법, 상처를 번역하는 두 방식
상처를 드러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p.11). 어떤 사람은 상처를 '문제'로 옮긴다. "뭐가 문제야? 해결하면 되지." 냉정해서라기보다 감정을 다루는 말을 충분히 배우지 못해서일 수 있다고 저자는 본다(p.12). 다른 사람은 상처를 '관계'로 옮긴다. "나를 사랑하긴 하는 거야?" 배우자가 말이 없으면 내가 뭘 잘못했는지부터 떠올린다(p.12). 한집에 이 두 사람이 살면 한쪽은 해결책을 내밀고, 다른 쪽은 그래서 더 서운해진다.
요즘 뉴스로 다시 읽기
지난달 서울신문이 서울 중랑구의 '서울가족학교 예비부부교실' 소식을 전했다. 9월 12일과 19일 서일대에서 예비부부 15쌍을 모아 자산관리, 결혼 준비 체크리스트, 행동 유형 검사, 커플 대화법을 가르친다는 내용이다. 결혼 준비를 돈과 서류 너머까지 보겠다는 시도다.
이 책은 그 목록에 한 줄을 보탠다. 배우자와 어떻게 대화할지 배우기 전에, 나는 왜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p.10).
「예비부부까지 살뜰하게 챙기는 중랑」, 서울신문, 2026.08.21 (기사 보기)
오늘 해볼 한 가지
책이 12주 내내 지키라고 하는 규칙은 딱 하나다(p.14). 상대방이 말할 때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고치려 하지 말고, 판단하지 말고, 그냥 들으라는 것(p.14). 오늘 저녁 10분만 해 보자. 한 사람이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조언도 반박도 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어렵다. 저자도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고 썼다(p.14).
다음 회에는 1장 「배우자가 나무라면, 나는 무엇인가?」를 읽는다.
자주 묻는 질문
결혼 전 대화 리스트가 책에 따로 있나요?
부록 G에 결혼 전에 나눌 대화 20가지가 정리돼 있다(p.208~212). 각 장 끝에도 함께 나눌 질문과 기도문이 붙어 있다(p.14).
혼자 읽어도 되나요?
된다. 다만 저자는 가능하면 둘이 함께 12주 동안 매주 한 장씩 읽고 대화하기를 권한다(p.14). 폭력이나 자해 사고, 심한 우울이 있다면 혼자 진행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라고 책 첫머리에 적어 두었다(p.7).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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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나눠요 · 배우자와의 '다름'을 받아들이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나눠 주세요. 댓글로 들려주시면 꼭 읽겠습니다.
다음 회 ▶ 부부 갈등 패턴? 나는 물일까 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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