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될까? 결혼 전에 꼭 봐야 할 것 | 『결혼 전에 보이는 것』 서평
▶ 영상으로 먼저 보기: 『결혼 전에 보이는 것』 해설 (약 9분)
결혼 준비를 하며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를 고민하고 있다면, 결혼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연구 근거로 되짚은 책 『결혼 전에 보이는 것』(성정민·전현숙)을 먼저 권한다.
상대의 조건을 표로 만들어 칸을 다 채워봤는데도 마음이 정해지지 않는다. 주변에 물으면 사람마다 다른 말을 한다. 그러다 밤에 혼자 검색창을 열어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 신호" 같은 말을 쳐 본다.
『결혼 전에 보이는 것』은 그 표를 다 채운 사람에게 먼저 이렇게 묻는다.
"그가 알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이 목록을 다 채우면 나는 무엇을 알게 되는가." (『결혼 전에 보이는 것』 p.40)
이 책에 '배우자 고르는 법' 장이 없다
489쪽 16장짜리 결혼 준비서인데, 좋은 사람 알아보는 법을 가르치는 장이 없다. 저자가 그 이유를 1장에서 밝힌다. 2020년 PNAS에 실린 연구가 43개 연구의 1만 1,196쌍을 통합해 계산했더니, 지금 이 관계가 얼마나 만족스러운지는 최대 45%까지 설명됐다. 그런데 이 관계가 앞으로 좋아질지 나빠질지는 5%를 못 넘겼다(p.33). 만족을 가장 크게 설명한 변수는 상대가 실제로 얼마나 헌신적인가가 아니라, 내가 상대의 헌신을 어떻게 느끼는가였다(p.35).
1장의 결론은 한 문장이다.
"자기보고 지표로, 1~2년 창에서, 관계 만족의 변화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결혼 전에 보이는 것』 p.47)
떠도는 수를 하나하나 다시 재본다
결혼 준비 강의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혼 예측 정확도 94%"라는 수가 있다. 이 책은 그 수의 출처까지 따라가 무엇을 잰 값인지 확인한다. 미래를 맞힌 비율이 아니었다. 모형을 만든 바로 그 자료를, 그 모형으로 다시 분류한 비율이었다(p.104).
돈 이야기에서도 순서를 따진다. "결혼하면 빚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기혼 청년의 대출 보유율은 75.3%, 미혼은 30.9%다(p.180). 숫자만 보면 결혼이 빚을 만든 것처럼 읽힌다. 그런데 이 격차는 나이 효과와 섞여 있어서 결혼이 빚의 시작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저자들이 그 자리에서 스스로 정정한다. 옆에는 29세 이하 가구 자산의 32.1%가 전월세 보증금이라는 자료가 붙어 있다(p.177). 필요할 때 꺼낼 수 없는 돈이다.
애착 유형도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애착 불안정은 관계 만족과는 상관이 꽤 크지만(r=−.41~−.45), 실제 이혼 여부와는 거의 무관했다(r=.06~.09, p.61~62). 그래서 "불안정 애착이면 이혼한다"는 문장은 자료가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 붙인 문장이라고 쓴다(p.62). 신앙 쪽도 봐준 데가 없다. 미국 간호사 6만 6,444명을 14년 추적한 연구에서 잦은 예배 출석은 이혼 위험이 낮은 것과 연관됐지만, 호주 패널 연구에서는 같은 신앙이라는 사실 자체가 통제하면 의미를 잃었다(p.244~246).
그래서 무엇을 보라는 것인가
예측이 안 된다는 말로 끝내지 않는다. 미래는 잘 안 보이지만 현재는 생각보다 많이 보인다는 쪽으로 옮겨간다(p.82~83).
"분별은 예측의 열등한 대체물이 아니다. 다른 일이다." (『결혼 전에 보이는 것』 p.75)
그래서 질문이 바뀐다. 이 사람이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될지가 아니라, 내가 이 사람과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본다(p.92). 그 자리에서 책은 예측의 반대말을 무지가 아니라 언약이라고 적는다(p.242).
마지막 부에는 두 사람이 앉아서 나눌 열두 가지 대화가 표로 정리돼 있다(p.315~316). 합격 여부를 매기는 시험지가 아니라 아직 말하지 않은 것을 말하게 만드는 지도라고 저자가 미리 못을 박는다(p.320).
누가 읽으면 좋은가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만 아직 계획으로 넘어가지 못한 사람. 상대가 있든 없든 혼자서 끝까지 읽고 작업할 수 있게 짜여 있다(p.14, p.475).
목표 금액이나 준비 기간 같은 처방 수치를 기대하고 펴면 실망한다. 그런 숫자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 저자가 스스로 세운 규율이다(p.14, p.168).
다만 책이 서문에서 미리 밝혀 둔 한계가 있다. 근거의 대부분이 이미 결혼한 사람들에게서 나왔고, 그 연구들이 잰 것은 결혼을 유지하는가인데 이 책을 펴는 사람의 물음은 대개 진입 쪽에 있다는 것이다(p.18). 효과를 약속하지 않겠다고 저자가 먼저 못을 박아 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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